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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 읽으면 삼키고, 쓰면서 뱉는다.

[추천도서 - 소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소설

by 달책부록 2020.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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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라고스 이미지
출처 : Pixabay by game kyd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한 나라에 거주하는 사람과도 수분 수초 내에 대화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양한 문화권의 창작물 정보도 쉽게 얻을 수가 있죠. 그렇다면 국내에 출판된 외국 도서들 중 나이지리아 출신 작가의 책을 보신 적이 있나요?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의 소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저자가 나이지리아의 수도 라고스를 배경으로 '살인 습관'을 가진 동생을 위해 살인 현장 뒷수습을 하는 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낯선 국가, 신선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는 제목과 달리 언니 '코레데'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자신과 달리 화려한 외모와 완벽한 몸매를 가진 동생 '아율라'의 곁에는 수많은 남성들이 '아율라'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구애를 합니다. 하지만 '아율라'는 자신이 사귄 남자 친구들을 살해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살해한 남자 친구는 언니 '코레데'가 처리하죠. '코레데'는 성실한 간호사입니다. 간호사라는 직업 덕분에 시신을 처리하는 것은 완벽에 가깝습니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는 '아율라'의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코레데'가 느끼는 감정들과 그녀의 상처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 소설입니다. '코레데'는 자매가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외모는 물론 성격까지 너무나 다른 동생 '아율라'와 비교를 당하며, 어머니의 관심과 사랑조차 받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비참하게도 자신이 짝사랑하는 의사 '타데'마저 '아율라'와 이어지면서 '코레데'가 느끼는 감정들은 절정에 달합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아율라'를 위해 '코레데'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코레데'는 '아율라'를 통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레데'가 '아율라'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아율라'를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율라'의 곁을 떠나는 방법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코레데'는 '아율라'를 보호하고 통제하면서 '아율라'는 자신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고 여겨 자신이 '아율라'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느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요.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는 외모, 가족과 사랑, 그리고 트라우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아율라'와 '코레데'의 행동에 대한 명확한 답이 소설 속에 등장하지 않지만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이 있는 것보다 비워두는 편이 독자들의 상상력을 더 자극하지 않나 싶습니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는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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