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평 : 읽으면 삼키고, 쓰면서 뱉는다.

[추천도서 - 에세이] 죽는 게 뭐라고 :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달책부록 2020. 7. 19. 23:16

-

 

 

죽음 이미지
출처 : Pixabay by Pexels

 

 

<사는 게 뭐라고>의 저자 사노 요코가 암 재발 이후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의 내용을 담은 <죽는 게 뭐라고>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이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작인 <사는 게 뭐라고>와 비슷한 내용이 몇몇 보이지만 또 다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노 요코는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라'는 아버지의 신념을 지키며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까지도 유쾌하고 초연합니다.

그녀는 죽는다는 것을 요란스럽게 여기지 않고 평범한 일상을 영위합니다. 그리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자진해서 들어가기도 하죠.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익숙했던 사노 요코는 호스피스 병동의 다른 환자들의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죽음이라는 것을 더욱 깊이 통찰합니다.

사노 요코는 <사는 게 뭐라고>에서 암 재발 소식을 듣고 시한부 선고를 받자 그동안의 우울증이 싹 낫는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이 정해지니 오히려 홀가분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죽는 것을 바랐던 사람처럼 시한부 선고를 받자 마치 로또에 당첨된 사람처럼 행복해합니다.

이 모습을 바라보면서 사람은 누구나 죽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까지 살다가 언제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할지 알지 못하기에 불안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를 온전히 즐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만약 사노 요코처럼 시한부 선고를 받는 다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맞이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노 요코가 죽음을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천천히 읽어나갔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죽음은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듯했습니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고통은 싫다던 그녀는 훌륭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합니다. 또한 '사람은 죽을 때까지 살아 있다'라고 말하며, 남은 삶을 헛되이 보내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훌륭하게 죽는다는 것은 무엇일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 죽는 것,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고 죽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봉사를 하며 죽는 것만이 훌륭한 죽음일까요? 평범한 사람의 죽음은 훌륭하지 않은 것일까요? 모두들 분명 훌륭한 죽음이겠지만 저는 꼭 그들의 죽음만이 훌륭한 죽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하루를 살아가고, 자신이 남긴 것들을 스스로 정리하면서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도 충분히 훌륭한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사죄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유난 떨지 않고 조용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훌륭하고 아름다운 죽음일 것입니다.

사노 요코가 남긴 그녀의 책을 읽으면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삶과 죽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저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의미 있게 보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