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 책과 영화

[책이 원작인 영화] 드레스메이커 : 나의 인생 영화

달책부록 2021. 9.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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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책이 영화보다 먼저 나오기도 했고, 영화화되는 책들은 베스트셀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명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나중에 읽는 경우도 생깁니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다 알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저에겐 <드레스메이커>가 그러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무료 배포 중인 영화를 다운 받았고, 그것을 한참 후에야 보게 되었는데 <드레스메이커>는 너무나 인상 깊고 매혹적인 이야기로 흠뻑 빠져들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케이트 윈슬렛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한몫했습니다. 나중에 다룰 <헝거게임>의 리암 헴스워스의 스윗하고 젠틀한 이미지도 영화를 보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했죠.

 

줄거리에 대해 짧막하게 소개하자면 -영화 예고편에 나온 내용처럼- 25년 전, 어떤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용의자인 소녀가 어른이 되어 다시 그 마을로 찾아가 마을 사람들을 드레스를 통해 메이크 오버해주는 내용인데요. 그 이면에는 복수를 위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계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레스
Pixabay by Pexels

 

앞선 <마션>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책이 원작인 영화는 빠진 내용이 많기 때문에 극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드레스메이커>를 보며 특히 그런 점을 느꼈는데요. 책 속에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루기 때문에 각 인물들의 상황과 그 인물이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루기엔 부담스러웠는지 아주 짧막하게 짚고 넘어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이따금 등장했습니다. 영화를 볼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그들의 행동을 책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서는 촘촘하고 깊이 있는 인물들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그로 인해 영화의 배경인 마을의 분위기와 시대적 배경을 더욱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죠.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장점은 머릿속으로 잘 그려지지 않는 사물 혹은 배경을 영화를 통해 알게 되어 책을 읽을 때 보다 쉽게 상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드레스메이커>는 장소가 외국이기 때문에 쉽게 그려지지 않는 마을의 모습이나 서양식 복색 등을 영화를 통해 접할 수 있어 책을 읽을 때 많은 부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봉틀
Pixabay by Steen Jepsen

 

 

<드레스메이커>는 하나의 장르로 국한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로맨스, 성장, 가족, 스릴러, 복수까지 다양한 장르가 한 작품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영화를 보고 책을 읽은 뒤 다시 영화를 봤을 만큼 흡입력 높은 작품이었고 이야기 끝에 남는 진한 여운이 강렬하여 '인생 영화(책)'로 꼽는 작품입니다.

 

<드레스메이커>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다룬 결말까지 완벽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틸리'의 과거를 극복하는 성장 이야기와 그런 '틸리'를 믿고 사랑해주는 '테디'와의 로맨스, 그리고 화려한 복수극까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매혹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드레스메이커>를 통해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틸리'의 삶을 느껴보시길 바랄게요.

 

 

드레스메이커
출처 : 네이버 영화 <드레스메이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