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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 읽으면 삼키고, 쓰면서 뱉는다.

[추천도서 - 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 : 제목으로 섣부른 판단은 금물

by 달책부록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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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이미지
출처 : Pixabay by alvaroas8a0

 

 

책의 제목은 생각보다 많은 편견을 가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으로 내용을 추측하거나 혹은 책의 제목만으로 이미 모든 내용을 다 파악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책의 제목은 책 안에 담긴 내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책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유추할 수 없는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로맨스 코미디 같은 제목과 달리 생태계 파괴와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라는 제목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우리와 너무나 동떨어진 '아마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아마존 유역에서 살아가는 노인,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가 연애소설을 읽는 취미에서 시작해 살인사건과 원주민, 그리고 살쾡이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져갑니다. 전혀 연관 관계가 없는 것 같은 사건들이 얽혀 이 흥미로운 노인의 과거와 자연이 주는 경고를 이야기합니다.

노인은 어느 날 자신이 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외로움과 냉혹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연애소설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 노인은 책을 정말 소중하게 읽어나갑니다.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 그것들을 모아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서 글을 통해 만들어진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죠. 노인은 연애소설 속 글들을 보며 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는지 감탄하기도 합니다.

달콤한 연애 소설을 읽으며 한가로운 삶을 보내던 노인은 노인이 거주하는 아마존 밀림의 오지 '엘 이딜리오'에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평화롭던 밀림의 어두운 이면이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은 파괴되어 갔고, 짐승들은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으로 망가져갑니다.

동물들 또한 인간들처럼 지구 상에 살아갈 권리가 있을 텐데 인간은 동물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이기심을 채웁니다. 지금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지의 여러 생태계가 파괴되어가며 갈 곳 잃은 야생동물들이 죽어가거나 인간이 사는 곳으로 스며들게 됩니다. 그 동물들이 인간을 위협하기 위해 인간의 앞에 나타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도 그들 스스로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간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이죠.

<연애소설 읽는 노인>을 읽으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의 공생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편하고 안락한 삶도 중요하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과 위대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생태계의 한 곳이 무너지면 결국 그 여파는 인간에게까지 미치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개발이 우선이 아닌 공생이 우선인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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