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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 읽으면 삼키고, 쓰면서 뱉는다.

[추천도서 - 소설] 지금 이 순간의 행운

by 달책부록 2020.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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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이미지
출처 : Pixabay by meineresterampe

 

 

누구나 행운을 손에 거머쥐길 원합니다. 하지만 행운은 그리 쉽게 눈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원치 않게도 끔찍하게 나쁜 일들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다른 누군가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면 어떨까요?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의 이야기 속 주인공 '바솔로뮤'의 어머니의 행복 철학이 '지금 이 순간의 행운'입니다. '바솔로뮤'의 어머니는 "나쁜 일이 일어나면 반드시 기쁜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야. 그래서 세상이 조화를 이루는 거지."라고 말하며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오면 다른 사람은 나쁜 일을 겪는다고 믿었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나쁜 일을 겪으면 다른 누군가에게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내가 겪은 불운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굶주림에 죽어가는 아이들이 어떤 이의 선행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난다거나 한눈을 팔며 차도로 뛰어드는 아이가 어디선가 날아온 나비를 보고 멈춰 섰을 때 자동차가 아슬아슬하게 빗겨 난다거나 비관적인 삶을 포기하고 옥상 난간에 매달린 사람이 발끝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을 보며 다시 한번 삶의 희망을 발견한다던가 하는 상상을 하면 지금 겪는 불운이 행운으로 다가온다는 뜻입니다. 물론 위와 같은 일들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일이 일어날 거란 믿음은 믿는 척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줍니다.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은 행운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불운도 행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바솔로뮤'는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생전에 좋아했던 배우, '리처드 기어'에게 편지를 써 내려갑니다. '바솔로뮤'는 어머니께서 치매에 걸려 자신을 '리처드 기어'로 착각하게 되었고, 그런 어머니를 위해 '리처드 기어'인척 연기를 하게 됩니다. 자신이 '리처드 기어'인척 하는 것과 어머니와 있었던 일들을 '리처드 기어'에게 편지를 써 보내는 것이죠. 그렇게 '바솔로뮤'가 '리처드 기어'에게 보낸 편지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을 이끌어갑니다. 소설 속에서는 '달라이 라마'의 사상이 잘 녹아들어 책을 읽으며 조금씩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 듭니다.

우리는 우리도 원치 않고, 준비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됩니다. 겉모습처럼 마음도 점점 자라나지만 무수히 많은 마음 조각들 중 어떤 한 조각은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다시 말해 미숙한 부분도 존재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의 주인공들도 저마다의 가슴속에 미숙한 마음 조각들을 안고 있지만 사회가 강요하는 '어른스러움'에 상처 받고 세상을 등지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도우며 성장해나갑니다.

조금은 미숙한 어른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을 읽으며 동화 같은 희망을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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